교수인터뷰는 <월간 미대입시>에서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국 주요 미술 디자인 및 애니메이션학과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위 내용은 2020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미대입시 책자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건국대학교(글로컬) 조형예술학과는 약 30여 년에 달하는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과다. 본 학과는 회화, 금속, 도자 분야를 아울러 교육하고 있으며 각 분야별 작가 양성 및 공방 창업, 관련 업체 취업을 두루 장려한다. 조형예술학과 이병훈 교수는 “자신의 목표에 뚜렷한 신념을 갖고 열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작가 및 디자이너 양성을 추구”한다며, “기술이나 기법을 익히는 것뿐 아니라 학생들이 높은 ‘자존감’을가질 수 있도록 인격적인 수행 역시 병행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다음 지면을 통해 건국대 조형예술학과가 추구하는 교육 지향점과 선호하는 인재상, 실기고사 주요 평가기준 등을 살펴보도록 하자.
건국대학교(글로컬) 조형예술학과
이병훈 교수

학과 소개
건국대학교 조형예술학과는 미래의 현대미술 작가가 갖춰야 할 가능성을 함양케하고 작가 정신에 부응할 인재 양성을 추구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조형 이론 및 회화, 금속, 도자 실기의 연마를 통해 창의적 조형능력을 계발하는 학과입니다. 이를 위해 현대 회화 교육, 금속조형 및 주얼리 제작, 세라믹 제품 제작 등의 전통적인 매체 연구와 현대 과학기술이 제공한 첨단 조형 언어, 3D 프린팅을 접목한 세부 전공교육 등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미술 이론을 통해 철처한 논리적 사고와 표현 능력을 확대하는 등 현대 조형미술가 다운 소양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교육 커리큘럼
-1학년: 평면조형, 입체조형
-2학년: 기초조형, 조형재료실습, 일러스트 아트 페인팅, tool&그래픽, 디지털도구와현장매뉴얼
-3학년: 미술시장현장실습, 캡스톤페인팅, 리빙세라믹, 캡스톤금속제품디자인, 4차산업과3D프린팅, 3D메이커스랩,
Conservation&Restoration1
-4학년: 아키텍처세라믹스튜디오, 졸업작품연구및제작, 마케팅과주얼리, 캡스톤회화스튜디오
현재 우리 학과의 교육 커리큘럼은 이런 32과목의 로드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개의 전공에 따라 분반으로 운영됩니다. 같은 이름의 과목
이라도 금속, 도자, 회화 총 3개의 분반으로 나누어지고, 그 재료에 특성에 맞는 교수님을 초빙하여 강의가 진행됩니다. 우리 학과에서 금속, 도자, 회화 총 3개의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1:1:1로 동일합니다. 학생들은 2학년 때부터 전공수업을 찾아서 수강할 수 있고, 3학년 심화과정에 들어서면 거의 그 학생의 전공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졸업전시는 3개 전공 중 1개 전공을 선택해 작품을 제작합니다. 다만 각 전공의 졸업작품 심사는 매우 까다롭게 이뤄지는 편입니다. 교수님들께서 해당 전공 학생이라면 필히 갖춰야 할 수준의 작품을 원하기 때문이죠.

이병훈 교수의 작품과 작업 도구들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
학과 내 세부전공인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을 한 학기 내내 준비해서 만들고 시범운영을 시행하는 중입니다. 3D 프린팅 기술 습득과 전시 기획하는 것을 모아서 세부 전공과정으로 만들었고, 3개의 수업을 이수해야 합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업에 참여하며 실제로 프린팅과 설계기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수업인 만큼 타 전공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과정이죠. 공예나 회화에 왜 이런 게 필요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하지만, 도구들이 빠른 속도로 첨단화되고 있는 세상에 이런 기술들을 차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프린팅을 활용해 장신구 모형과 도자의 몰드를 제작하고 파라메트릭(parametric) 디자인을 이용하여 장신구의 다변성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세대에게 맞춰 교육방식과 수업방법, 그리고 도구의 활용법 또한 변화해야 하니까요. 단순한 시연, 또는 체험이 아닌 현실적인 프린팅의 사용법을 고려한 수업인 만큼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전공별 작업공간 매우 우수한 편
몇 년 전 유럽의 공예가들이 서울에서 워크샵을 가진 후 우리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 학과의 도자공예 실기실과 금속공예 실기실 등 여러 시설들을 둘러보더니 “대단히 감동을 받았다”라고 하더군요. 유럽의 어느 대학이나 공방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면서요.
이런 이야기를 우리 학생들에게 들려주면 그다지 잘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기색들을 보입니다. 그럴 때면 속으로 ‘너희가 다른 데를 안 가봐서 그렇지…’하며 웃고 넘기지요. 실제로 외부인이 우리 학과의 금속공예 실기실과 모루실에 구비되어 있는 모루들을 보면 다들 놀라곤 합니다. 우리학과가 차지하는 작업 공간이 좀 넓다보니 학교 측에서 난색을 표할 때도 있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학년별 실기실이며 기계실, 용접실, 야외작업장, 가마실, 3D 프린팅실 등 각 전공별로 필요한 시설들이 매우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학과의 교육 지향점
현재와 미래를 읽어내는 작가와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를 공감할 줄 아는 회화작가이자 세태를 읽어내고 반성하고, 치유를도모하는 작가 양성 또한 큰 지향점입니다. 금속을 다루든 흙을 다루든 모두 손에 의한 창조이지요. ‘왜 이것을 만들고 있는가, 왜 만들어야 하며, 왜 그리는가’에 대한 문제를 학생들과 많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공방을 차리거나 진학을 하더라도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의 힘이 커지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일과 작업을 오랫동안 해나갈 수 있습니다. 성적이나 등록금 등 다른 여건에 위축되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을 재미있게 꾸려나가는 작가, 그리고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독려합니다.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존감’을 갖춘 작가 정신을 많이 강조하는 편입니다.

봉우리, 이병훈, 015
선호하는 인재상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이 있는 학생이 들어오길 바랍니다. 노는 것이나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나,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빠져보는 경험은
좋은 영향을 불러옵니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겁을 내거나, 또는 나태해지는 친구들이 가끔 있습니다. 젊다는 것이 특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 젊음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인재들이 우리 학과에 입학하길 희망합니다. 이런 성향을 가진 친구들은 어떤 일을 하던 간에 큰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잘 이루곤 하더군요.
타 대학의 경우도 그렇겠지만, 우리 학과의 재학생들은 모두 열정 있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지금도 묵묵히 작업실
에서 망치를 두드리고, 가마 앞을 지키며, 캔버스 앞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학생 모두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장차새로이 우리 학과에 들어올 신입생들도 선배들과 어울리며 이런 진심어린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새로운 학과체제와 교육과정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
현재 우리 조형예술학과는 순수 미술 분야와 공예 분야를 아울러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국내 4년제 대학 중 찾아보기 힘든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과거 대학구조 평가의 지표가 취업률을 중심으로 변하면서 예술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큰 부담을 겪게 되었습니다. 과거는 물
론 현재까지도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2018년 단행했던 학과 통폐합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결단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부 컨설팅의 결과
도 이와 같아서 도제수업식으로 진행되는 학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구조조정으로 평가되었습니다. 학과 구조조정을 타 대학의 사례연구 없이
진행했던 개편 당시의 대학본부와 학장, 교수들에게 그 책임이 있지요. 일단 수업의 개수도 많이 줄어들었고 솔직히 과거에 비해 수업의 질도 약간 낮아진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목 수가 줄어들면서 강사들의 전공 과목수 역시 다소 줄어들었고, 이 문제 역시 현재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학과는 1개로 운영되었지만 각 전공의 수업들은 평소대로 유지되었던 셈입니다. 다만 3개 전공의 10여 명의 교수진이 현재 전공의 특성과 강의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조형예술학과를 공예전공과 회화전공으로 분리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금의 학과 구조체제가 가진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꾸준히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있으니 빠른 시일내에 현 상황이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Uncut202001, 이병훈, steel, 가로 240, 높이 220mm, 2020
졸업 후 진로
보통 취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특히나 요새 그런 경향이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진출 분야로는 주얼리 분야, 가구, 도예공방, 그래픽 관련 업체 등 다양한 길들이 폭넓게 열려 있습니다. 드문 경우지만 영화 미술감독을 배출한 적도 있을 만큼요. 대학원의 경우 학부 졸업생 20명 중 2-3명 정도가 서울 소재 동 대학원으로 진학합니다. 이곳은 학부 중심 대학이라 아직 대학원의 여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석사학위 교과를 다시 개설해서 운영해보고자 하는 계획은 있지만 서울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주로 국민대 금속공예학과나 홍익대 회화과로 대학원 진학을 많이 하곤 합니다. 좋은 자질을 가진 제자들을 다른 곳으로 떠나보내는 것 같아 해마다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